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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분위기

채비 락업 34.7% 해제|이 가격에도 기존주주는 정말 팔까?

by 삼루타 친 산신령 2026. 10. 30.

 


락업 해제일을 앞두고 주가창을 다시 켜봅니다.
전체 주식의 34.7%가 풀린다는 숫자만 보면 겁부터 납니다.

그런데 가격을 보는 순간 생각이 달라집니다.
공모가에서 이미 크게 떨어졌습니다.

“여기서 더 팔 게 있을까?”
“이 가격에도 기존주주가 정말 팔까?”

큰 숫자에 놀랐다가, 낮아진 가격을 보며 조금 안심하게 됩니다.
채비의 6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된 10월 29일에는 이 안도감이 어디까지 근거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미 많이 떨어졌다는 사실이 주는 안도감

채비의 공모가는 12,300원이었습니다.
2026년 10월 29일 정규장 종가는 4,175원입니다.
공모가 대비 66.1% 하락한 가격이고, 공모가의 약 3분의 1 수준입니다.

상장 첫날 종가 22,550원과 비교하면 하락률은 81.5%입니다.
상장 초기에 직접 매수했던 투자자라면 체감하는 손실은 더 클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기존주주도 지금 팔면 아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가격에 들어왔고, 어떤 목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내 마음을 대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채비는 작은 체급의 공모주가 아니었습니다

채비는 전기차 충전기를 만들고 충전소를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2차전지·전기차 생태계와 연결되지만, 사업의 중심은 충전 인프라입니다.

전기차가 늘면 충전 수요도 함께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붙습니다.
성장 섹터에 주는 프리미엄은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의 확장에 먼저 값을 매기는 성격이 있습니다.
채비를 볼 때도 그 기대가 충전소 이용률과 매출, 현금흐름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공모 규모는 1,107억 원, 공모가 기준 상장 시가총액은 약 5,755억 원이었습니다.
작은 공모 물량에 단기 관심이 붙는 종목으로만 이해하기에는 체급이 컸습니다.

다만 큰 공모 체급이 강한 수요를 보장해준 것은 아닙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약 55.2:1이었고, 공모가는 희망 범위의 하단에서 결정됐습니다.
공모 주식 수도 당초 1,000만 주에서 900만 주로 줄었습니다.

전기차 생태계의 성장 기대는 있었지만, 공모 당시부터 시장이 받아들이는 가격에는 신중함이 있었던 셈입니다.
지금의 락업 물량도 비율만 볼 게 아니라, 이 체급과 기대가 낮아진 과정을 함께 놓고 봐야겠습니다.

요즘 공모주 분위기를 그대로 대입해도 될까요?

최근 한 달 새 상장한 종목들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10월 29일 정규장에서는 브릴스가 16.84%, 멜콘이 11.50% 하락했습니다.
같은 날 삼성SDI는 0.75% 올랐고, 에코프로비엠은 5.64% 내렸습니다.

이 사례들만으로 시장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신규상장주나 2차전지라는 이름만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기에는 종목별 차이가 커 보입니다.
채비에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와 공급을 받아주는지를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풀린 34.7%는 누구의 주식일까요?

10월 29일 6개월 보호예수·의무보유 확약 해제 물량은 합계 16,274,050주입니다.
현재 발행주식 46,949,591주를 기준으로 약 34.7%입니다.

구성을 나눠 보면 중심이 보입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측: 9,963,600주
KB자산운용 측: 5,159,400주
공모 기관의 6개월 확약분: 960,250주
그 밖의 6개월 의무보유분: 190,800주
합계: 16,274,050주

두 주요 재무적 투자자 보유분만 15,123,000주입니다.
전체 해제 물량을 ‘기존주주가 한꺼번에 내놓을 주식’으로 묶기보다, 누가 어떤 조건으로 보유했는지 나눠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스틱은 개인 이름이 아닙니다

여기서 스틱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측을 말합니다.
연기금·보험사·금융기관 등에서 출자받은 자금을 기업에 투자하고, 기업가치를 높인 뒤 투자금을 회수하는 일을 합니다.

채비 공시에 적힌 실제 보유 주체는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모빌리티 유한회사’라는 투자목적회사입니다.
KB 측 보유 주체는 ‘케이비메자닌캐피탈제4호사모투자 합자회사’입니다.

스틱 측은 큰 지분을 가진 주요주주이지만, 채비를 경영하는 최대주주 정민교 대표와는 구분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 스틱과 KB를 주요 재무적 투자자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투자금 회수 관점을 하나 더 얹게 됩니다.
성장 가능성을 보고 기다릴 수도 있고, 회수 시점이나 자금 재배치를 고려해 일부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해당 펀드에 당장 만기 압박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이들의 매도 판단에는 개인투자자의 본전 가격 외에도 고려할 요소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원가보다 낮은데도 팔 이유가 있을까요?

공개된 투자단가 자료를 보면 스틱과 KB 측은 1만 원대에 투자했습니다.
현재 4,175원과 비교하면, 과거에 싸게 받아 큰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분명 조금 안심이 됩니다.

그렇다고 손실 중이라는 사실이 매도하지 않는다는 약속은 아닙니다.
회복을 기다릴 수도 있지만, 반등할 때 보유 물량을 줄이거나 손실을 확정하고 다른 투자로 옮기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실제 매도 계획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원가가 높다는 이유 하나로 물량 부담을 지워버리기에는 근거가 부족해 보입니다.
가격만으로 안심하기보다 보유 목적과 매각 조건을 더 읽어보는 쪽이 낫겠습니다.

공시를 읽으면 공포의 모양도 달라집니다

스틱과 KB 측은 상장 과정에서 ‘주요주주 경영안정 및 주식매각 관련 확약서’를 제출했습니다.
보호예수 종료 후에도 장내매각에는 단계별 제한이 남습니다.

첫 3개월 누적 장내매각 한도는 각자의 확약 당시 보유지분의 15% 이내입니다.
두 곳을 합치면 2,268,450주입니다.
전체 발행주식의 15%가 아니라 두 투자자가 가진 지분을 기준으로 한 한도입니다.

이후 첫 6개월까지 누적 30%, 6개월 이후에는 누적 50% 이내라는 조건도 있습니다.
이는 매각할 수 있는 상한이며, 그만큼 팔겠다는 확정 계획을 뜻하지 않습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사이의 시간외 대량매매에는 같은 시기·수량 제한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경영권 안정과 매수자 사전 검토 등에 관한 조건은 남아 있습니다.

이 구조를 읽고 나면, 해제 물량 전체를 첫날 장내 매물로 계산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한편 장내 거래량만으로 모든 매각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이후 지분변동 공시까지 이어 볼 이유가 생깁니다.

락업 해제일은 매도 예정일이 아니라 매도 가능일입니다.
숫자가 주던 막연한 공포가 보유 주체와 조건을 확인하는 질문으로 바뀝니다.

해제 첫날, 거래량은 얼마나 늘었을까요?

막상 해제일의 정규장이 끝나고 거래를 확인하니, 숫자만 보고 걱정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10월 29일 채비는 전날보다 2.2% 내린 4,175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거래량은 96,429주, 거래대금은 약 4억 원이었습니다.
전날보다 거래량이 41.3% 늘었지만, 직전 5거래일 평균 76,280주의 약 1.3배였고 직전 20거래일 평균 약 120,163주에는 못 미쳤습니다.

이 대목에서 잠깐 안심하고 싶어집니다.
“생각했던 만큼 물량이 나오지는 않은 걸까?”

당일 거래에는 기존 유통주식의 매매도 포함돼 있습니다.
거래량만으로 새로 해제된 주식이 몇 주 팔렸는지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만으로 기존주주가 팔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거래량으로 볼 때 첫날에는 우려했던 대규모 장내 출회가 드러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주가는 내렸지만 거래가 폭증한 하루는 아니었다는 것이 지금 확인한 결과입니다.

이제 안도감을 다음 확인으로 연결하려 합니다

이번에는 큰 해제 비율에 놀랐다가, 많이 떨어진 주가를 보며 제 마음대로 안심하고 있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둘 다 숫자 하나로 다른 투자자의 선택을 짐작한 셈입니다.

다음 며칠은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평소보다 늘어나는지, 그때 종가가 밀리는지 함께 보겠습니다.
기관·외국인·개인별 매매도 이어 보되, 그 분류만으로 스틱이나 KB 측의 매각을 특정하기보다 지분변동 공시와 연결해 확인하려 합니다.

해제 첫날에는 걱정했던 대규모 거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로서는 그 첫날 결과를 받아들이고, 이후 공급이 실제로 늘어나는지 확인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편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락업 해제 비율만 보는 것이 아니라 누가 가진 물량인지, 현재 가격에서도 팔 이유가 있는지, 그리고 실제 거래량에서 공급이 확인되는지를 본다.
이번 채비에서 다음 락업까지 가져갈 판단 기준입니다.